잔잔한 양보

잔잔한 양보

 

양보했지만 가슴 한켠은
차갑게 식어가는 커피잔 같아
표면은 평온해 보여도
밑바닥에는 미련이 남아
조용히, 천천히 식어간다.

너에게 준 것들 속에
내 마음도 조금씩 스며들어
이제는 누구의 것인지도 모른 채
잔잔한 파도에 흔들리고만 있다.

덤덤한 척해도
그리움은 물결처럼 밀려와
섭섭한 마음이 조용히 고이고
후회가 뒤늦은 바람처럼
내 안을 헤집고 지나간다.

양보라는 이름으로
나를 조금씩 비워내고
그 빈자리에 남는 것은
조용한 섭섭함뿐이다.

그래도 나는 안다,
이 잔잔한 감정의 물결이
결국 나를 더 넓은 바다로
인도할 것이라는 것을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