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웃의 멜로디

이웃의 멜로디

옆집에서 울려오는 
음표들이 벽을 넘어 와
내 방 안 공기를 흔든다.

같은 아침, 같은 밤을 살지만
관을 통하지 않은 두 세계,
그 세계의 노래가 내게 들려온다.

흥얼거리는 가사를 알 수 없지만,
감정의 주름이 내 귓가를 스치면,
나도 모르게 눈을 감게 된다.

간절한 애절함, 쓸쓸한 웃음,
혹은 가볍게 춤추는 기쁨
그 모든 음색에 나를 맡겨본다.

내 이웃의 노래는 듣지 못하고 
설킨 검은 공간을 채워가지만,
뭔가 알 수 없는 위안이 된다.

가까워질 수 없는 우리,
그래도 공유하는 이 노래는
어느샌가 나의 위로가 되었다. 

함께 듣지 않은 노래,
하지만 그 멜로디는 이어져
서로를 알 수 없는 우리에게 조용한 희망을 건넨다.